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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Now“신냉전 리스크·초냉전 따른 자율성…한국 ‘두 토끼’ 대비해야”

재단
2022-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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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 5층 한겨레티브이 스튜디오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유라시아의 변화’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정욱식 한겨레평화연구소장(맨 왼쪽)이 사회를 맡았고, 제성훈 한국외대 노어과 교수(왼쪽 둘째), 정다훈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왼쪽 셋째), 주장환 한신대 중국학과 교수 겸 유라시아연구소장(맨 오른쪽)이 발표에 나섰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지난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 5층 한겨레티브이 스튜디오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유라시아의 변화’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정욱식 한겨레평화연구소장(맨 왼쪽)이 사회를 맡았고, 제성훈 한국외대 노어과 교수(왼쪽 둘째), 정다훈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왼쪽 셋째), 주장환 한신대 중국학과 교수 겸 유라시아연구소장(맨 오른쪽)이 발표에 나섰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신냉전 구도가 고착되고 북·중·러 협력이 가시화됨에 따라 한국의 안보 리스크가 다시 고조될 가능성이 있지만, 반면에 개방적 다자주의 확산으로 인한 초냉전 구도로 국제질서가 전환됨으로써 전략적 자율성이 증대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지난 23일 한겨레신문사에서 진행한 ‘우크라이나 토론회’에서 주장환 한신대 중국학과 교수는 이처럼 한반도 문제의 한반도화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이날 행사는 한겨레평화연구소와 한신대 유라시아연구소, 평화네트워크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한겨레티브이(TV) 유튜브 채널을 통해 중계되었다. 사회와 대담은 정욱식 한겨레평화연구소장 겸 평화네트워크 대표가 맡았다.


첫번째 발제자인 제성훈 한국외국어대 노어과 교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배경과 의도, 목표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제성훈 교수는 미국과 러시아 갈등의 근저에 ‘얄타 트라우마’와 ‘몰타 트라우마’가 자리잡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은 얄타회담에서 너무 많은 양보를 한 결과 냉전이 시작되었다는 견해가 있고, 러시아는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과 소련 공산당 서기장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1989년 몰타회담 이후 전개된 탈냉전의 결과가 불공정하다는 피해의식이 있다. 이로 인해 두 나라는 각각 더 이상 상대에게 양보할 수 없다는 관성이 있고 결국 충돌을 피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1990년대 후반 체코, 헝가리, 폴란드를 시작으로 옛소련의 영향권 아래에 있었던 국가들과 러시아로부터 분리된 국가들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가입하고 점차 러시아 국경 인근까지 서방의 군사시설이 배치되었다. 2013년 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정부에 경제적 지원을 약속하면서 유럽연합(EU)과의 제휴협정 체결 중단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관세동맹 참여를 요구하였다. 2014년 2월 대규모 시위 속에서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축출되고 친서방 정부가 수립되었다. 러시아어의 제2 공식어 지위가 박탈되고 나치에 부역했던 극우 민족주의자 스테판 반데라를 영웅시하고 추앙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병합하고 루간스크(루한스크) 인민공화국과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을 지원하면서 돈바스 내전이 발발한다.


제성훈 교수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향후 전망을 네가지 시나리오로 제시하면서 “이것은 탈냉전 30년의 종언이며, 그렇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새로운 세계 질서의 시작을 의미한다. 우리로서는 동맹과 균형외교 사이에서 상상하지 않았던 것조차 상상해야 하는 시기”라고 밝혔다.


두번째 발제자인 정다훈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은 미-중 전략경쟁 측면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분석하였다.


정다훈 연구원은 먼저 코로나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세계 군사비 지출은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을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자료로 보여주었다. 그는 “미국은 7년간의 감소 추세 이후 2017년부터 다시 증가하고 있고 중국은 26년 연속 증가 추세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 전개의 핵심적 배경은 바로 중국의 부상으로서 미국은 반러, 반중 노선을 분명히 하면서 동맹국들을 줄서기 하도록 하였고 반면에 중국과 러시아는 서방세계에 대항하는 긴밀한 네트워크를 발전시켜가고 있다. 그러나 냉전 시기와 달리 중국 경제는 현재 글로벌 경제에 통합된 상태로서 미-중 경쟁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선은 분산될 수밖에 없다.


미-중 갈등의 핵심은 대만이다. “대만은 중국 영토로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 문제이지만 우크라이나 문제는 ‘두 국가 간의 분쟁’으로서 성격이 다르다”고 말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언급에서 중국의 입장을 유추해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만은 극동의 우크라이나이고 오늘의 우크라이나는 내일의 대만으로서 중국이 이번 사태를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정다훈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는 미-중 전략경쟁이 향후 완전히 상호 양립 불가능한 정치 시스템으로 분열되는 시작점이 될 것인가?”라고 묻고 이와 관련한 다양한 시각과 견해를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재의 우크라이나 상황이 대만해협을 중심으로 10년 이내에 동아시아에서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높으며 이 경우 한반도가 미-중 사이의 ‘복합적 대리전’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냉정한 현실 인식을 촉구하였다.


마지막 발제자인 주장환 교수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한반도에 주는 함의를 신냉전 또는 초냉전의 개념을 활용하여 살펴보았다.


냉전과 탈냉전의 시대와 비교하여 현재의 국제 질서가 갖는 특징으로 주장환 교수는 경제안보의 작동 기제는 배타적 다자주의 혹은 유사 블록주의인 점, 지정학적 중심이 아시아인 점을 지적하였다. 전방위적인 대중국 포위 전략을 미국이 선제적으로 구사하였고 이에 중국은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갈등은 증폭되었다. 결국 “신냉전은 미국의 세계 패권 유지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주 교수는 밝혔다. 조 바이든 정부는 신냉전 국면의 조성을 위해서 전세계적 차원의 편가르기에 나서고 있다. 주장환 교수는 “우크라이나와 대만은 일종의 덫(trap)으로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트랩을 밟음으로써 미국의 의도인 신냉전 구도가 가시화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력은 이미 세계 2위를 넘어서 2017년 구매력 기준으로 미국을 추월하였다. 주장환 교수는 지금 미국이 냉전과 유사한 성격의 국제 질서를 창출하는 것은 어렵다고 짚는다. 즉 유럽연합과 아세안 국가들이 미국의 대중국 포위 전선에 일관되게 동참할 것인지에 대해서 회의적이다. 그 결과 중견국가(second-tier 그룹)들이 독자적 이익을 위해 합종연횡하는 초(trans)냉전의 도래를 예견한다.


한국은 냉전 유산이 잔존하는 분단국으로서 안보 리스크가 크고 국제 정세가 갈등 국면으로 들어갈 때 이와의 상관관계도 높다. 동시에 2021년 국내총생산(GDP) 기준 10위, 군사력 6위로서 종합국력으로는 주요 8개국(G8)으로 평가받는 ‘신흥’ 선진국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북·중·러 협력구도가 가시화되고 한반도 문제 자체가 국제화되는 안보 리스크를 키울 가능성이 많다. 반면에 초냉전 구도로 국제 질서가 재편되면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이 증대하고 다자주의에 의한 한반도 문제의 해결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주장환 교수는 예견하였다. 그는 “탈냉전 시대의 패권국인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에 전면 반기를 든 러시아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미국이 춘추전국시대 주나라의 운명을 갈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비유를 들었다.


이날 행사 동영상은 한겨레통일문화재단 누리집과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이선재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사무국장 tree@hani.co.kr


원문보기: “신냉전 리스크·초냉전 따른 자율성…한국 ‘두 토끼’ 대비해야” : 국방·북한 : 정치 : 뉴스 : 한겨레 (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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