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대장간: 뜻으로 정성으로
한겨레통일문화재단 후원 이현희씨
2014년 1월 남북교류 중단 속
“의미있는 일 해야겠다” 결심
“퇴직했다고 후원을 딱 끊기가 좀 미안했어요. 여력이 닿는 한 제가 한 약속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었죠.”
전남 광양의 중마고등학교 국어교사였던 이현희(55·사진)씨는 3학년 담임을 오래 한 탓에 건강에 적신호가 생기자 지난해 2월 정년보다 다소 일찍 퇴직했다. 정기적인 수입이 사라졌음에도 한겨레통일문화재단에 대한 그의 후원은 이어지고 있다. 이씨는 “(후원을 계속할지) 살짝 고민을 하기는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는 “수입의 ‘1% 이상은 사회에 내놓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는 그동안의 철학을 지키고 싶었다”고 한다. 그가 통일문화재단 이외에 유니세프, 세이브더칠드런 등 다른 단체에 대한 기부도 계속하고 있는 이유다.
이씨는 2014년 1월부터 6년 넘게 통일문화재단에 매달 일정 금액씩 후원을 하고 있다. 당시 보수적 정부가 몇년 동안 집권하면서 북한과의 교류는 사실상 끊겼고, 관련 단체들에 대한 기부도 줄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마침, 통일문화재단에서 후원회원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작은 정성을 내놓기로 결심했다. 그는 청년실업이나 경제성장의 정체를 겪고 있는 상황 속에서 “북한의 자원과 남한의 기술이 하나가 되는 것이 젊은 세대가 살아야 할 한국의 모습”이라며 교단에서도 늘 학생들에게 강조했던 터였다.
32년간의 교직 생활을 그만둔 지금, 이씨는 자칭 ‘향남원 지킴이’로 일하고 있다. 순천에 위치한 향남문화재단 소유로, 시댁 본가였던 향남원 고택을 시민들을 위한 문화사랑방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일이다. 전시회나 각종 취미모임 등 행사를 기획하고 관리하고 있다. 그는 통일문화재단 주최 행사의 초대 메시지는 많이 받았지만 그동안 현직에 있었고 특히 서울과 거리가 멀어 참석하기가 어려웠다며 “지역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한 “원론적인 재단 운영에만 그칠 게 아니라 통일을 위한 실질적인 활동을 활발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이용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사진 이현희씨 제공
2020-04-27 한겨레 원문보기
평화 대장간: 뜻으로 정성으로
한겨레통일문화재단 후원 이현희씨
2014년 1월 남북교류 중단 속
“의미있는 일 해야겠다” 결심
“퇴직했다고 후원을 딱 끊기가 좀 미안했어요. 여력이 닿는 한 제가 한 약속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었죠.”
전남 광양의 중마고등학교 국어교사였던 이현희(55·사진)씨는 3학년 담임을 오래 한 탓에 건강에 적신호가 생기자 지난해 2월 정년보다 다소 일찍 퇴직했다. 정기적인 수입이 사라졌음에도 한겨레통일문화재단에 대한 그의 후원은 이어지고 있다. 이씨는 “(후원을 계속할지) 살짝 고민을 하기는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는 “수입의 ‘1% 이상은 사회에 내놓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는 그동안의 철학을 지키고 싶었다”고 한다. 그가 통일문화재단 이외에 유니세프, 세이브더칠드런 등 다른 단체에 대한 기부도 계속하고 있는 이유다.
이씨는 2014년 1월부터 6년 넘게 통일문화재단에 매달 일정 금액씩 후원을 하고 있다. 당시 보수적 정부가 몇년 동안 집권하면서 북한과의 교류는 사실상 끊겼고, 관련 단체들에 대한 기부도 줄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마침, 통일문화재단에서 후원회원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작은 정성을 내놓기로 결심했다. 그는 청년실업이나 경제성장의 정체를 겪고 있는 상황 속에서 “북한의 자원과 남한의 기술이 하나가 되는 것이 젊은 세대가 살아야 할 한국의 모습”이라며 교단에서도 늘 학생들에게 강조했던 터였다.
32년간의 교직 생활을 그만둔 지금, 이씨는 자칭 ‘향남원 지킴이’로 일하고 있다. 순천에 위치한 향남문화재단 소유로, 시댁 본가였던 향남원 고택을 시민들을 위한 문화사랑방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일이다. 전시회나 각종 취미모임 등 행사를 기획하고 관리하고 있다. 그는 통일문화재단 주최 행사의 초대 메시지는 많이 받았지만 그동안 현직에 있었고 특히 서울과 거리가 멀어 참석하기가 어려웠다며 “지역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한 “원론적인 재단 운영에만 그칠 게 아니라 통일을 위한 실질적인 활동을 활발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이용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사진 이현희씨 제공
2020-04-27 한겨레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