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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Now북 항만도시 거점 개발...바닷길 회복 ’점선면 성장전략’을

재단
2022-01-24
조회수 181

북, 수출지향 경제 전환 필요
중국 통하는 철도중심 정책 한계
해주·원산·고성·나선 등 항만도시
’점’에서 배후 네트워크 ’선’ 연결
남북 단일시장∼주변국 활로 개척

한반도 평화 주변국에 도움
제재 강할수록 중국 우산 속으로
북 해상물류 봉쇄 단계적 해제
조금씩 양보하며 개방유도 전략을


70여년 동안 지속되어온 한반도의 긴장은 어떻게든 해결되어야 할 우리들의 숙제이다. 올해 들어설 신정부 역시 이 숙제를 우선으로 고민할 것이다. 경제가 국가 생존을 좌우하는 시대에 한반도의 공생을 위한 미래지향적인 대북정책을 수립할 시점이다. 한반도 분단 당시만 해도 북한은 우리나라보다 유리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북한의 경제는 대외개방정책 실패와 핵개발 강행 및 제재 등으로 위기상황이다. 북한의 경제정책은 주변 국가들처럼 물류인프라에 기반한 수출지향 산업화로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북한의 수출지향 산업화는 항만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조합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 정부의 철도 연결 중심 정책은 북한의 경제성장에 한계가 있다. 항만을 통한 바닷길의 회복이 병행되지 않는 철도 연결은 북한 대외경제의 중국 의존도를 전환시키거나 축소시키는 데 제한적이다. 북한의 경제발전은 해륙복합물류 관점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북한의 대외무역액은 2014년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대북제재가 강화된 2016년부터 급감하여 2020년 8.6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고난의 행군으로 불리는 북한의 경제위기 당시보다도 낮다. 1992년 기준 북한의 대중국 무역의존도는 36.3%였으나, 2019년에는 95.36%까지 높아졌다. 2010년대 이후부터는 교역 대상국이 중국으로 집중되면서 물류체계 역시 해운보다는 내륙운송에 집중되어 있다.

북한의 대외교역이 위축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대북 교류를 위해 법·제도 구축과 활성화 지원, 교류 중단과 회복의 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역대 정부의 대북정책 대부분은 북한의 내적 경제성장을 기반으로 한 경제공동체적 관점에서 추진되지 못했던 것 같다. ‘한반도 신경제구상’ 역시 남북한을 단일시장으로 조성한다는 우리 입장을 강조할 뿐 북한이 필요로 하는 대외교역 등을 위한 근본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남북 단일시장을 기반으로 한 경제 활로 개척과 더불어 북한의 입장에서 내륙과 해양의 균형개발을 통한 성장기반을 마련하는 구상이 필요하다.

한반도 신물류체계 개념도. 출처: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반도 신물류체계 개념도. 출처: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북한의 경제성장에 대한 논의는 한반도가 가지는 지경학적 중요성에 대한 인식에서부터 출발한다.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으로 동시에 진출할 수 있는 지경학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 한반도라는 공간을 넘어 대륙과 해양으로 경제성장의 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 동반자라는 인식을 남북한이 동감할 때 협력을 이어갈 수 있다. 한반도가 가지는 장점에 기반하여 북한의 경제성장 방안으로 점-선-면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즉, 북한은 ‘점’에 해당되는 항만을 우선 개발하고, 항만도시를 지역거점으로 삼아 ‘선’에 해당되는 배후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국토라는 ‘면’으로 확장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도 항만도시를 시작으로 경제발전을 이루어왔다.

북한이 항만을 중심으로 ‘점-선-면’의 단계적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해양을 배제한 북한의 국토 인프라 정비의 문제점을 주목해야 한다. 첫째, 육상 인프라에 집중한 북한의 경제발전 방식은 동서 지역이 백두대간으로 분리되어 있어 물류 연결을 위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그 결과, 무역을 통한 경제발전은 육지로 연결된 중국에 집중되어 경제적으로 심각한 편중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둘째, 육운과 해운의 운송 범위의 경제적 효율성에 대한 고려이다. 보통 운송수단을 선택할 때 500㎞ 미만은 도로, 1500㎞까지 철도, 그리고 1500㎞ 이상은 해운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본다. 북한이 대외무역기반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해운의 발전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수출입의 99.7%를 해운이, 중국은 수입 94%, 수출 86%를 해운이 담당한다. 셋째, 남북경협의 관점에서 경협 초기에 철도와 같은 남북한 육상 인프라를 연결하는 것보다 항만 인프라를 연결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한반도 신물류체계는 한반도가 하나라는 전제하에 북한과 우리나라의 국토개발을 같은 궤에서 만들자는 것이다. 북한의 항만도시를 거점으로 연안, 외국 항만을 연결하는 해운 네트워크로 확장하고, 배후지로 철도를 연결하여 북한 전역과 주변국으로 확대하는 물류체계가 필요하다. 북한의 기존 경제발전 방식을 크게 흔들지 않으면서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물류수단인 해운과 철도를 기반으로 북한을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북한의 정책을 유지하면서 점-선-면 전략을 기반으로 국토발전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항만도시를 중심으로 외부로는 해운, 내부로는 육운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상할 수 있다. ‘한반도 신물류체계’에서는 경기만권을 기반으로 하는 해주-인천물류거점, 원산·금강산-고성·속초·동해 등을 묶는 강원물류거점, 북한 나선-중국 훈춘-러시아 하산을 묶는 나선물류거점 등의 해륙물류거점을 중심으로 북한 경제를 발전시켜 나가자는 것이다.

최근 한반도 주변의 대립 구도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주변 국가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대북제재가 심화될수록 북한이 중국의 우산 아래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개방 유도와 제재를 병행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북-미 간 전격적인 합의를 통한 핵포기와 대북제재 해제가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대신 한반도 평화가 남북한뿐만 아니라 주변국 모두에 이익을 가지고 온다는 관점에서 조금씩 양보해 나가는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우리나라와 미국은 북한의 물류체계 개선을 통한 경제성장 지원 관점에서 해결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미국은 북한의 해상물류 봉쇄를 제한적이나마 단계적으로 풀어주면서 핵포기에 대한 북한의 변화를 촉구하는 선(先) 부분 해제, 후(後) 단계적 조치 방식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물류 관점에서는 선 부분 해운 개방, 후 육상 인프라 연결의 접근이 실질적일 것이다.

급변하는 국제정세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의 미래를 위해 한반도 전체의 친환경적 물류체계 구축과 함께 북한의 안정적인 경제성장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한반도 물류체계에서 항만과 철도를 연결하는 해륙복합물류체계 구축은 북한의 경제발전과 남북교류 활성화에 지름길이 될 것이다. 북한이 안정적으로 경제성장을 하고 남북한이 자유롭게 오고 갈 시점에 남북한이 지속가능한 친환경 국토공간을 만들어 나가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종합정책연구본부장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10285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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