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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대장간 “개인사정으로 중단한 뒤 마음에 진 빚 갚으려 후원 재개했죠”

통일문화재단
2020-05-25
조회수 1147

평화 대장간: 뜻으로 정성으로

한겨레통일문화재단 후원 김성재씨


코로나19로 사업 어렵지만 3년 만에 후원 재개

“사회단체 활동 없으면 언론 부재나 마찬가지

보수라도 사회 위한 활동 도외시할 필요 없어”


이달 중순 한겨레통일문화재단에 정기후원을 하고 싶다는 신청서가 들어왔다. 코로나19로 살림살이가 빠듯해지는 요즘 상황에서 ‘귀한’ 소식이다.


“특별한 게 아니다. ‘갑남을녀’의 한 사람으로 했을 뿐이다.” 김성재(64·사진)씨는 거듭된 인터뷰 요청 끝에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자신에 대한 소개도 “의료기기를 제조하는 중소기업 대표”라며 그 이상은 말을 아꼈다. 하지만 김씨가 후원을 하는 이유는 분명하고도 또렷했다. 그는 “시민사회단체의 역할은 정부가 해야 함에도 못하고 있거나 간과하는 일을 보완하고 비판하는 것”이라며 “그런 활동이 없으면 언론이 없는 사회와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가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외에 다른 시민사회단체 몇군데에도 후원을 하고 있는 이유다. 김씨는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활동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본다. 그는 “이른바 서구사회에선 많은 시민이 여러 사회단체에 직간접으로 참여하거나 관계를 맺으면서 사회 전반을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내가 직접 시민단체 활동은 할 수 없지만 조금이라도 기여를 하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며 일관되게 ‘진보적’인 생각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그는 다소 ‘무례한’ 이런 질문에 “보수라고 사회활동을 도외시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고 대답했다. “사회를 좀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은 보수와 진보의 차이가 아니라,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통념”이라는 것이다. 그가 2015년께부터 2년여 재단 후원을 하다 “불가피한 개인적인 사정으로” 중단한 뒤 “마음에 진 빚을 갚기 위해” 후원을 재개했다는 설명이 어슴푸레하게 납득이 됐다. ‘코로나19로 의료기기 사업은 더 좋아진 것 아니냐’는 짓궂은 질문에 그는 “코로나19로 일부 의료기기 제조업체들은 득을 보고 있지만, 우리 회사는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며 “코로나19 사태가 너무 오래 지속되면 안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로 외국 출장을 못 가면서 그도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재단에 대해 그는 좀더 활발한 활동을 부탁했다. 그는 “여전히 통일문화재단이 사회에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며 “너무 전문가적인 분들만 활동하고, 나머지 분들은 활동을 바라만 보게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젊은 세대’를 위해 “남북의 이질감을 극복할 수 있는 활동을 펼쳤으면 좋겠다”며 “대학가 등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통일 등에 대한 관심을 되살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이용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yyi@hani.co.kr


2020-05-25 한겨레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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