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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Now 차기 정부 평화정책…이재명 쪽 ‘승계’ vs 윤석열 쪽 ‘단절’ 강조

재단
2021-11-23
조회수 12

18일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부산에서 열린 2021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 라운드 테이블1 `차기 정부의 평화정책, 어디로 가야 하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화면 왼쪽에는 김천식 윤석열 캠프 외교안보통일위원이, 화면 오른쪽에는 양문수 이재명 캠프 평화협력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여했다. 테이블 왼쪽은 진시원 부산대 교수, 오른쪽은 이제훈 한겨레 선임기자, 가운데는 사회를 본 김동현 부산문화방송 아나운서.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민주당 정부의 정책을 계승하되 대북정책의 실행력·실천력을 높이겠다. 대북정책의 우선순위를 높이고, 자원을 더 결집시키겠다는 것이다.”(양문수 ‘이재명 캠프’ 평화협력위원회 부위원장)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겠다. 북한이 핵으로 무장해 우리를 위협하고 남북 사이에 (북이 높고 남이 낮은) 위계적 관계를 추구하며, 단절과 대결을 계속하는 것은 비정상이다.”(김천식 ‘윤석열 캠프’ 외교안보통일위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평화정책’을 대신 밝힌 양문수 부위원장과 김천식 위원의 언어는 부드러웠지만, 둘 사이엔 건너기 어려운 깊고 넓은 계곡이 가로놓인 듯했다. 양 부위원장이 대북·평화 정책의 ‘지속’에 무게를 두며 ‘혁신’을 강조했다면, 김 위원은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선언으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사실상 ‘비정상’으로 규정하며 ‘단절적 변화’에 힘을 실었다. 18일 오전 부산시 해운대구 웨스틴조선부산에서 열린 제17회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 이틀째 “차기 정부의 평화정책, 어디로 가야 하나?”라는 주제의 ‘라운드테이블’에서다.


예컨대 김 위원은 ‘남북 정상 합의 승계’ 여부와 관련한 토론자의 질문에 “승계한다”는 간단한 답변을 신중하게 피했다. 김 위원은 “국가의 일체성과 지속성을 지키는 것이 모든 정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면서도 “(이전 정부의) 성과를 어떻게 계승하고 변화시켜나갈지는 정권교체가 된 시대 상황에 맞춰 국가 이익과 안전을 고려해서 해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곤 윤석열 후보가 최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9·19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을 내비친 사실을 뒷받침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김 위원은 “남북 합의서는 상호주의적인 것이다. 일방이 이행하지 않으면 폐기된 것과 마찬가지다. (북이) 합의를 지키지 않으면 일단 경고하되 못 지키겠다면 파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집권하면 북한에 9·19 남북 군사합의 이행을 촉구할 것이다. (북의) 변화가 없고 계속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고만 하면 우리도 합의를 계속 지키기가 어렵다. 그럼 파기하게 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양 부위원장과 김 위원은 특히 ‘북핵 문제’ 해법과 ‘대북 제재’에 대한 인식·정책에서 극명하게 태도가 갈렸다.


양 부위원장은 북핵 문제 해법으로 “스냅백”과 “단계적 동시행동”이라는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했다. ‘스냅백’이란 ‘약속한 비핵화 조처 불이행 때 원상회복’을 전제로 한 ‘제재 완화·해제’를 뜻한다. 양 부위원장은 북-미 사이 신뢰가 ‘0’에 가까워 ‘일괄타결’은 비현실적이라며, ‘동시 행동’을 전제로 신뢰 수준에 맞춰 단계적 합의·이행이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특히 양 부위원장은 “한국의 주도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스냅백과 동시 행동의 구체적 방안을 만들어 미국에 제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부위원장은 “2018년 정상 합의 이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남북 사이) 신뢰 관계가 깨진 상황”이라며 “우선 인도적 협력, 코로나19 이후 방역 문제 등을 중심으로 남북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 정상이 합의한)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철도·도로 연결은 제재 상시 면제를 추진해야 한다. 제재 면제 추진 과정이 신뢰 관계 회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김 위원은 “군사력을 써서 비핵화를 한다는 건 비현실적”이므로 “경제 제재는 북의 비핵화를 압박하는 유일한 수단이자 비핵화를 위한 최종적 수단”이라며 “(제재 압박이라는) 이 수단을 포기하면 북의 핵을 인정하는 현실로 가버리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이 핵을 가지고 있는 게 체제 안전에 부담이며 핵 포기가 체제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도록 국제사회가 강력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부위원장이 한국의 주도적 노력으로 ‘보상책’을 제시해 북의 비핵화 조처를 이끌어내자는 쪽이라면, 김 위원은 미국 등과 함께 ‘대북 압박 강화’로 북의 핵 포기를 받아내자는 쪽에 가깝다.


토론자로 나선 진시원 부산대 교수는 윤 후보의 종전선언, 9·19 군사합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 등 일련의 외교안보 관련 발언을 두고 “이명박·박근혜 시즌 투(two)와 다를 게 없어 보인다”고 짚었다. 진 교수는 “윤 후보의 과도한 한-미 동맹 중심주의적 사고, 핵우산 강화와 나토식 (전술) 핵공유 주장 등은 북·중의 반발과 갈등을 불러와 (한반도 정세를) 악순환에 빠지게 할 위험이 높다”고 덧붙였다.


양 부위원장과 김 위원의 의견이 엇갈리기만 한 건 아니다. 공통 인식도 적잖았다.


예컨대 김 위원은 “인도주의 협력은 핵협상이나 정치 상황과 연계시키지 않고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부위원장은 ‘조건 없는 인도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으로, “변화된 환경에 맞게 기후변화 대응을 우선시하는 등 협력 의제의 우선순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 부위원장은 “북으로선 2년 가까이 국경을 폐쇄할 정도로 코로나 방역이 워낙 큰 문제”라며 “북이 안심하고 국제사회로 나올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협력해 백신뿐 아니라 병상·인력·기술 등 패키지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 부위원장은 “다만 우리도 아직 여력이 부족한 만큼 다소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미-중 전략 경쟁의 격화 추세와 관련해 양 부위원장과 김 위원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문제는 아니며, 조화와 협력의 관계를 추구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양 부위원장은 “사안별, 시기별로 균형을 잡겠다”고, 김 위원은 “앞으로 (미-중 전략 경쟁이) 더 날카롭게 됐을 때는 어떻게 하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런 상황을 미리 가정해서 얘기할 것은 아니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부산/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1019915.html#csidx2b9d0644a81f2a084d7ed4f6fc5eff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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