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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정세 시나리오] 2012년께 후계구도 가시화 가능 2009/10/06 14: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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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te Link2 : 매일경제 2009-09-30


[매일경제 2009-09-30]

◆ 북한 리스크 시나리오 ◆

연일 북한 뉴스가 쏟아진다. 황강댐 방류로 일어난 임진강 인명사고 소식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 건강 악화와 김정운 승계설, 북·미 양자회담,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협상 등 정치·경제·사회 이슈를 망라한다. 최근엔 미국에서 북한 붕괴 시나리오까지 흘러나왔다. 깊게 들여다보기는 어렵지만 북한 내부에 변화가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북한은 가깝고도 먼 존재다. 불행히도 현재로선 우리에게 기회라기보다 위험(리스크) 요인에 가깝다. 북한 정권의 향후 변화에 따라 한국과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역학관계도 달라진다. 매경이코노미는 전문가 분석을 토대로 북한 리스크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시나리오를 짜봤다. 평화 분위기로의 복귀에서 체제 붕괴까지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의 전략이 달라져야 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북한의 향후 변화를 점치기는 매우 어렵다. 당장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상태도 제대로 파악하기 쉽지 않다. 그의 건강은 일인 독재 체제인 북한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다. 올 초부터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췌장암 투병설 등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지난 8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났을 때 모습은 꽤 건강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연일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 소식을 전하고 있다. 건강이 괜찮다는 뜻이다. 와병설이 돌 때 3남 정운 씨에게 권력이 넘어갈 것이라는 소식이 무성했다. 지금 후계설은 쑥 들어갔다. 김 위원장의 병세는 어느 정도며 권력 승계는 언제쯤 이뤄지는 걸까. 매경이코노미는 북한 정세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따져봤다. 크게 보면 김 위원장이 권력을 갖고 있을 때와 놓을 때로 나뉜다. 북한 리스크의 핵심인 핵 개발이 어떻게 진전될지도 변수다. 5년 뒤를 내다보며 분석한 시나리오는 이렇다.

시나리오 1
김정일 권력 유지·북핵 리스크 지속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권력을 유지하며 지금처럼 ‘핵’을 무기로 협상을 벌이는 시나리오다. 김 위원장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게 대전제다. 그의 건강에 대한 판단은 엇갈리지만, 당장 권좌를 내놓을 만큼 중병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후계설도 수그러들었다.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최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후계자 문제는) 현시점에서는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부인했다. 대북인권단체 ‘좋은벗들’도 북한 당국이 ‘김 위원장 건강이 회복된 만큼 후계자 문제 발언을 중지하라’는 방침을 각 부처에 내렸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 중심의 권력구도에는 변화가 없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이 권좌에 있는 동안 핵카드를 접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임강택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은 다른 걸 양보하는 한이 있어도 핵을 접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핵만큼 확실하게 정권을 보호해줄 수단도 없어서다. 실제로 북한은 최근 고농축우라늄(HEU) 핵 프로그램 보유를 언급하는 등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행보를 계속해왔다.

이 경우 국제사회가 어떻게 대응하느냐도 관심사다. 한국 정부는 북한 핵 보유를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 표면적으론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변 강대국들도 같은 태도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판단한다. 대신 확산 방지에만 주력하고 경제협력을 통해 평화를 모색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진행되면 한국·일본 대 미국·중국 구도로 잡음이 흘러나올 여지가 있다. 북한으로서는 핵으로 경제 지원을 얻고 주변국 간의 분란도 일으키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시나리오 2
6자회담 재개 등 평화 체제 복귀

6자회담이 다시 열리고 남북 경제협력 관계가 정상화하는 등 평화 분위기로의 복귀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한·미·중·일·러의 탄탄한 공조 체제 아래 대북 강경 정책이 성공할 때의 그림이다. 대북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북한이 경제적으로 버티기 어렵다는 가정이 깔렸다. 실제 최근 북한판 경제 활성화 조치인 ‘150일 전투’를 독려하는 등 식량난에 허덕인다.

북한 정부는 지난 6월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을 300달러 인상하라고 요구했다. 원가경쟁력을 고려해볼 때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이었다. 한국 정부가 강경하게 거부하자 결국 5% 인상안으로 꼬리를 내렸다. 이처럼 일관되게 강경 기조를 유지한다면 북한이 국제사회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는 계산이다.

최근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차 내려왔다 청와대를 방문한 김기남 노동당 비서에게 이명박 대통령은 “북핵 문제는 미국과 논의하고, 우리와는 경협 문제만 다루려 한다면 오산이며 이를 김정일 위원장에게도 전달하라”고 말했다. 이렇게 말한 배경에는 미국과의 공조 체제가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는 인식이 깔렸다. 미국과 북한의 양자회담 얘기가 나오면서 ‘통미봉남(미국과만 대화하고 한국은 배제되는)’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미국은 6자회담 복귀 또는 새로운 국제 협의 체제의 마련에 목적이 있다고 못 박았다.

중개자로서 중국의 움직임도 이 시나리오를 뒷받침한다. 중국은 그간 다양한 경로로 북한에 6자회담 복귀를 종용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해 체면을 구겼다. 최근 다이빙궈 국무위원 방북으로 ‘최고위급 설득’에 나섰다. 이번 방북은 북한을 6자회담으로 이끌어내는 촉매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 9월 초 북한은 유엔에 보낸 편지에서 “자주권과 평화적 발전권을 난폭하게 유린하는 데 이용된 6자회담 구도를 반대한 것이지 비핵화 그 자체를 부정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자주권과 평화적 발전권’을 보장한다면 6자회담 복귀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도 한다. 다만 과거의 6자회담이 아닌 북·미 양자대화의 내용성을 갖추며 형식만 6자회담인 ‘변형된 6자회담’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나리오 3
김정운으로의 원만한 승계

5년 뒤를 내다본다면 3남 김정운으로의 권력 승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역시 김정일의 건강이 변수다. 이 시나리오는 김 위원장이 건강 상태가 5년 내 나빠지는 경우다. 김 위원장이 건강을 회복했다지만 올해 67세로 적지 않은 나이다. 당뇨와 심장병 등 지병을 고려하면 5년 이후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가능성 높은 승계 방식은 김정일-김정운의 공동통치 체제를 거친 뒤 완전히 넘기는 것. 이 방법은 건강 이상과 권력 승계에 따른 김 위원장의 레임덕 현상을 막을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사실상 올해부터 김정일과 김정운의 공동통치 시대가 왔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 핵실험과 6월 미사일 발사는 이를 정당화하기 위한 이벤트라는 설명. 정성장 위원은 애초 김정일이 김일성 탄생 100주년, 자신의 70주년이 되는 2012년쯤 후계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건강이 나빠지면서 일찌감치 후계자를 점찍었다고 분석했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74~85년을 김일성-김정일 공동 정권, 85~94년을 김정일-김일성 공동 정권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같은 방식으로 김정일-김정운에서 김정운-김정일 공동 정권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다. 정성장 위원은 “후계 구축 중단이라고 대외적으로 표명하고 있지만 북한 권력 기관을 중심으로 더욱 은밀하고 내실 있게 후계 체제를 구축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후계자를 김정운으로 단정 짓기 힘들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른 형제들 가운데 차남 김정철이 후계자 후보로 언급된다. 또 집단지도 체제를 예상하는 전문가도 있다. 김정철은 외국 경험이 많고 머리가 비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완전히 후계자에서 배제된 장남 김정남 대신 김정철이 올라올 것이라는 전망이 2007년까지만 해도 주류를 이뤘다. 집단지도 체제 전환 가능성도 엿보인다. 과거 사회주의국가에서의 당대회나 전원회의, 정치국회의에서 주요 의사결정을 했다. 옛 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국가 또는 현 중국 지도부가 그렇다. 북한에서라면 국방위원회를 고위층 정책 협의체로 활용할 수 있다.

시나리오 4
김정일 사후 체제 붕괴

최근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내년 초 의회에 제출하는 ‘4개년 국방정책검토보고서(QDR)’ 내용이 알려져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북한 붕괴 시나리오가 담겨 있어서다. 미국이 조만간 직면할 대외 위협 11가지 가운데 북한의 핵 도발에 따른 대치 상황도 들어 있다. 그리곤 북한 체제 붕괴라는 상황도 염두에 뒀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 양호하고 확고하게 권력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체제가 붕괴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김 위원장이 권좌에서 물러난 이후가 문제다. 김정운 후계구도가 안착하지 못할 경우 강온파 다툼 등 노선 갈등이 예상된다. 김정운 외 다른 형제들의 숙청과 이에 따른 반발도 점쳐진다. 정치 혼란 속 경제 상황마저 나빠진다면 북한 주민들이 동요하고 걷잡을 수 없이 지도력을 상실한다는 시나리오다. 일부에선 쿠데타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안보통일연구부 교수는 “김정일 사후 단기적으로는 안정을 유지할 수 있지만, 점차 지도층 내 노선 갈등과 권력 투쟁으로 붕괴 과정에 돌입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일의 거취가 흔들리면서 각종 붕괴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지만 그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명순영 매일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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