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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초대석/이춘근] 남북 과학교류 '중매쟁이' 이춘근 연구위원 2008/12/02 15: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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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과학, 南보다 수준 낮지만 과학자 열정 등 미래 밝아"
"미래 북한문제는 과학기술 중심..기금.사람 준비 등 필요"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이제는 단순한 도움이 아니라 북한의 과학기술을 지원하기 위한 준비를 하여야 할 때입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춘근 연구위원은 이공계 연구자이지만 남북교류에 관심을 갖고 남북과학기술교류의 '중매쟁이' 역할을 하고 있다.

   1993년부터 1996년까지 연변과학기술대학 교수와 부총장까지 지낸 이 연구위원은 1999년 서울로 돌아와 연구원에 들어오면서부터 남북간 과학기술교류에 집중하면서 이 분야 전문가가 됐다.

   그는 3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중국 연변에서 활동하면서 중국동포사회와 재일 조총련계 과학자들이 북한과 교류를 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었다"며 "연구원에 들어온 뒤 2000년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서 자연스럽게 알고 지내던 분들의 도움을 받아 남북간 과학교류의 물꼬를 트는 작업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북한의 국가과학원을 파트너로 20여 회의 과학세미나를 열었고 남한의 연구기관과 북측 연구기관을 연결시켜 공동연구를 진행하도록 돕는 작업과 남북 양측의 과학교류정책을 수립하는데도 조언을 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우리 생명과학원이 북측 식물학연구소와 공동연구를 벌이기도 했으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북한 과학원 전자재료연구소와 나노공학과 관련된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또 화학연구원은 북측의 화학분야 연구의 본산인 함흥분원, 김일성종합대학 촉매연구실과 세미나를 하기도 했고 리승기 박사의 장남이 김일성대 촉매연구실장을 맡고 있다는 인연으로 '리승기 추모 100주년 세미나'도 공동으로 열기도 했다.

   하지만, 남북간 과학기술교류가 이어지면서도 공동연구를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지는 못해 아쉽다는 이 연구위원은 그 이유에 대해 "남북한 과학기술에 대한 입장과 수준의 차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남한은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를 벌이고 있고 실리추구와 상업화를 지향하고 있다"며 "하지만 북한의 과학기술은 현실경제를 지향하고 있어서 우리와 공동연구를 벌여 남북 양측이 도움이 되는 결과를 만들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석탄 중심의 화학체계를 갖춘 북한은 화학연구의 대부분이 석탄을 매개로 이뤄지고 있는 점 등을 실례로 거론한 그는 "북한이 보유한 기자재의 수준도 남쪽과 비교하기 어렵고 국제사회의 과학정보에 어두운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북한 과학기술의 미래는 밝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15차례 정도 북한을 다녀왔다는 이 연구위원은 "북한의 각급 연구시설을 둘러보면 두 번 놀란다"며 "처음은 설비와 컴퓨터, 자료실 등이 낙후하다는 사실에 놀라지만 두 번째로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뭔가를 이루려는 북한 과학자들의 열정과 성취욕을 보면서 놀란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의 대학원 연구실에서 일하는 과학자의 대부분은 분석설비를 잘 못다루고 고장이 나면 업체직원을 불러 해결하지만 북한에서는 스스로 만들고 고쳐가면서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며 "이러한 능력은 산업현장에서 실무응용력을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와 오바마 신행정부의 직접외교 등 거침없는 대북외교가 동반될 때 북한은 과학기술능력 증대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노동과 자본의 투입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북한의 성장은 과학기술을 토대로 할 수밖에 없고 최근 북한이 과학기술중시를 밝히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며 "개혁개방시기 중국이 과학기술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의 상황이 북한에도 등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일수교 당시 청구권 자금의 6∼7%가 과학기술분야에 투입됐던 점 등을 감안하면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된 북한은 앞으로 이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며 "북일수교가 이뤄진다고 해도 청구권 자금의 상당부분이 과학기술에 사용되어야 할 것이라는 점에서 북한 과학기술분야에 대한 연구와 교류는 지금부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 리의구 국가과학원 부원장이 한 잡지와 인터뷰에서 "2022년에는 경제발전에서 과학기술의 기여율이 50%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앞으로 북한이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게 이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과학기술로 읽는 북한핵'이라는 책을 쓰기도 한 이 연구위원은 "북한의 핵문제는 정치와 외교의 문제 이전에 과학의 영역"이라며 "진보와 보수를 떠나서 북한의 핵문제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앞으로 해법을 모색해 보자는 심정에서 쓴 책"이라고 설명했다.

   2005년 쓴 이 책은 현재 절판된 상태로 2006년 핵실험 등을 보충해 개정판을 내고 싶은 이 연구위원의 욕심에도 불구하고 시장성을 염두에 둔 출판사들의 난색표명으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 연구위원은 "불능화나 핵시설 해체, 핵무기 제거 등도 모두 과학기술의 문제"라며 "결국 비핵화의 과정은 과학이 동반될 수밖에 없는 만큼 북한 과학수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핵문제를 비롯해 북한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많은 일이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벌어질 것인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기금도 준비하고 북한의 과학과 관련된 준비된 사람들을 양성하는 일 모두 지금 당장 필요한 일들"이라고 덧붙였다.

j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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